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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UX]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3~4장)

by rious275 2020. 7. 29.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496142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UX의 창시자이자 인지과학의 대부 도널드 노먼이 복잡함과 단순함이라는 개념을 둘러싼 디자인의 쟁점과 해결책을 다루고 있으며, 전 세계 디자인, HCI 학자들이 추천하는 책에 꼭 들어가는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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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도널드 로먼(Donald Arthur Norman)

 

인지과학의 대부이자 [비즈니스 위크]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인지과학을 바탕으로 UX 디자인 분야를 개척하고 그 토대를 만들었으며,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여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을 디자인하는 방법론을 제시한 세계 최고의 UX 전문가이다.


 

3장. 단순함은 어떻게 우리의 생활을 혼란스럽게 하는가

 

1) 단순함도 모이면 혼란스럽다

 

복잡한 것들이 꼭 혼란스러운 것은 아닌 것처럼 혼란스럽다고 꼭 복잡한 것도 아니다. 어떤 도구에 별도의 신호나 문구가 붙어 있다면 그 디자인은 나쁘다는 뜻이다. 간단한 잠금 장치에 안내문은 필요 없다. 더 심각한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직접 붙여야 하는 경우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복잡하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활동이 복잡해서가 아니다. 간단해 보이는 일 여러 개를 모아 모두 더하면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진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훨씬 크기 마련이다. 비밀번호를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 배우자, 또는 애완동물의 이름처럼 기억하기 쉬운 번호를 원한다. 하지만 보안 전문 시스템은 우리가 원하는 비밀번호를 승인해주지 않는다. 이런 비밀번호들은 해커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비밀번호에는 문자와 숫자, 대문자와 소문자, 때로는 특수 기호와 같은 여러가지 조건이 달린다. 이로 인해 '비밀번호를 선택하고 기억한다'는 간단한 행위가 복잡한 활동으로 바뀌었다.

 

 

2) 정보를 세상에 공개하라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진다면, 답은 간단하다. 필요한 정보를 세상에 공개하면 된다. 필요할 때 볼 수 있도록 선이나 기호, 스티커 등을 이용해 짧은 글이나 경고 문구를 표시해보자. 각각의 사용법을 일일이 기억할 필요가 없어져 신경 쓸 것이 줄어든다. 이러한 표시는 기술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복잡함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표시가 있다는 것은 나쁜 디자인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표시를 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 안 된다. 이상적인 세상은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의도한 대로 한 치의 망설임이나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따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표시를 통해 이해의 부족함을 채운다.

 

 

3) 넘치는 표시는 혼란을 가져온다

 

우리가 편의를 위해 스스로 붙인 표시는 유용하지만, 다른 사람이 붙인 표시는 혼란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강의실의 프로젝터의 전원을 끄라는 경고문이 있어도, 사용하는 사람은 그 경고를 묵살하고 사용하기 마련이다. 그 경고문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잘 지켜지지 않기에 붙인건데, 붙여도 지켜지지 않는다. 이 문제는 자동화를 이용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프로젝터들이 입력 신호가 없는 상태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꺼지게 고안되어 있다.

 

 

4) 전문가들은 어떻게 간단한 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가?

 

정보를 제공하는 두 가지 방식의 차이를 살펴보자. 기존 방식인 종이책은 상세하고 쉬운 설명이 있다. 반면 태블릿 PC의 e북 안내서는 고정된 체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은 인터넷과 같다. 무엇 하나도 체계가 간단하지 않다. 무언가를 찾으려면 검색을 해야 하고, 특성을 입력하면 몇 가지 가능성이 제시된다. 하지만 약간 어렵더라도 초보자에겐 e북 안내서가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반대로 전문가에게는 고정된 구조로 된 안내서가 더 편리하다.

 

 

5) 기능 강제의 원리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도 이면에는 복잡함이 숨어있을 수 있다. 저자는 화장실에 있는 휴지걸이를 이중으로 바꾸기도 했다. 휴지가 떨어져도 대체할 휴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시에 두 개의 휴지를 걸어놔도, 결국은 두 개의 휴지가 동시에 닳았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행동에 대한 법칙을 시스템적으로 적용한 것을 '알고리즘'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이 남은 휴지를 선택한다. 결국에 두 개의 휴지는 거의 같은 비율로 닳는다는 것이다. 이는 컴퓨터 과학자가 '균형 잡힌 사용'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이중 휴지걸이에 적합하지 않다.

 

디자인에서도, 하나의 상황에서는 잘 작동되던 원칙이 다른 상황에서는 오류투성이로 변하기도 한다. 겉으로 간단해 보이는 도구라도 그 이면에는 복잡함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휴지걸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순차적인 제약을 두는 것이다. 하나를 다 쓸때까지 다른 휴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의 저서에 「디자인과 인간심리The design of Everyday」에서 언급한기능 강제forcing fucvion방식이다. 실제로 많은 휴지걸이들이 기능 강제를 적용해 만들어진다.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다른 부분을 희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적절하게 사용자의 행동을 제어한 디자인의 힘, 이것이 기능 강제다. 인간의 행위는 믿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고 사회적 행동은 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사람들이 행동하길 원하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사람들이 행동하는 대로 디자인해야 한다. 복잡함은 인생 불면의 진리다. 때문에 여기에 대처할 방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는 인생의 복잡함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행동을 잘 조율해야 한다. 지식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약간의 힌트와 제안만 있으면 된다. 세상에 공개된 지식을 활용해 복잡함을 조절하라. 낯선 장소에 가면, 보통 주위를 둘러보거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베끼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이 세상에 뿌려둔 지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4장. 복잡한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사회적 기표

 

1) 세상이 보내는 신호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 맞춰 잘 살아가는 편이다. 기존의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아예 새로운 환경에서도 잘 헤쳐 나간다. 다른 사람의 언어나 행동으로부터 복잡함을 해결할 미묘한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행동 방식은 부차적인 결과물, 즉 행동의 자취나 자국을 남긴다. 이 사회적 기표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웠을지 모르는 환경에서 길을 안내해주는 등불과도 같다.

 

'기표'는 사람들에게 의미를 전달해주는 일종의 지시자 같은 표시로 물리적이고 사회적인 세상을 의미있게 해석하게 해준다. 이러한 기표는 의도적으로 생성되어 퍼지기도 하고, 어떤 활동이나 현상의 결과로 우연히 따라오기도 한다.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표를 배치해야 한다.

 

기표는 디자인 용어로 '어포던스affordance', 더 정확하게는 '인지된 어포던스'라고 불린다. 사실 이것은「디자인과 인간심리」이라는 책에서 이 단어를 이렇게 소개한 저자의 실수다. 어포던스는 어떤 형태나 이미지가 행위를 유도하는 힘('행동유도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옮긴이)으로 기표와는 다른 개념이다. 때로는 어포던스 자체가 기표가 될 수도 있다. 문에 달린 손잡이는 곧 '당기시오'라는 기표가 된다.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게끔 유도하는 모든 게 어포던스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는 복잡한 것을 이해하기 쉽게 해줄 기표를 만들어야 한다. 어포던스에 대해서는 8장에서 더욱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2)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들

 

기표를 정확하게 해석하려면 여러 가지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기표는 우연한 부산물이지만 복잡함을 이해하는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많은 기표가 정보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디자인되고 설치된다. 물론 의도하지 않은 부차적인 결과도 있다. 그림자는 사람이나 물체가 빛 앞에 있을 때 나타나는 결과지만, 우리는 그림자를 보면서 물체가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그림자는 우연한 것이면서 자연적이다. 의도적으로 디자인되거나 그 자리에 놓인 것이 아닌 자연현상일 뿐이다.

 

물리적인 세계에서는 사회적 기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전자적인 상호작용과 커뮤니티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계에서는 불가능하다. 인터넷에서 제품에 대해 알아본 뒤, 다른 사람이 남긴 사용 후기를 읽고 구매하는 행위는 눈길에 난 발자국을 따라가는 것과 동일하다. 생물학자들과 '인공 생명'이라 불리는 분야의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행동신호stigmergy'라고 부르는데, 이는 어떤 개체의 흔적이 다른 개체의 행동을 유도하는 간접적인 정보전달과 교환의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우리는 마지막에 읽었던 지점을 찾기 위해 책의 한 귀퉁이를 접어놓는다. 상담소의 두꺼운 카탈로그를 살펴보면 얼룩이나 마모 정도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상담하는 페이지를 찾을 수 있다. 디자이너들은 이런 관찰을 토대로 사람들이 읽기나 편집을 그만두는 지점마다 의도적으로 표시를 남길 수 있는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이것을 리드 마크read marks(컴퓨터 화면에서 특정 문장이나 문단에 줄이나 색으로 표시를 해두어 필요할 때 쉽게 찾도록 하는 프로그램) 또는 에디트 마크edit marks라고 부른다.

 

 

3) 문화적 복잡성

 

훌륭한 제품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제품의 적합한 이용에 대한 실마리, 즉 기표를 제공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특별한 재능이 바로 공감 능력이다.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반드시 이용하는 사람의 위치에서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려면 다른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불확실하고 통제할 수 업슨ㄴ 현실 세계에서의 가장 좋은 전술은 '신중히 행동하라'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실험해보는 것이다. 소금통, 후추통과 같은 불투명한 금속 용기를 만나면 소금인지 후추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신의 손에 뿌려본다.

 

좋은 디자인은 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 내용물이 보이게 만들면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처럼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내용물이 보이게 하거나, 글을 써서 통에 붙이는 것이다. 이런 대안들은 지식을 세상에 공개해 작동 원리 자체를 노출시킨다. 정말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의 사회성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 원칙을 설명하기 위한 소금통과 후추통 이야기는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거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하지만 아직도 남은 문제가 있다. 문화적 요소가 포함되는 경우에는 대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디자인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디자이너가 적합한 행동 유도를 위한 신호를 개발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불필요하게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4) 사회적 기표가 말하는 것들

 

승강장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 도로에 그려진 선과 같은 사회적 기표는 모두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의 하나다. 의도적인 커뮤니케이션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기표는 수용자에게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이것은 소통의 양측인 수신자와 발진자 모두의 의도를 요구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는 많은 이론가들과 입장을 달리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주어진 정보가 유용하다면 그것이 의도적으로 주어졌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 정보를 수용하는 입장에서는 구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면서 이 세상과 사물의 본질을 알려주는 유용한 실마리라는 것이 중요하다. 사려 깊은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기표를 제공할 것이다.

 

 

5) 세상의 다양한 사회적 기표들

 

다양한 종류의 도로 선은 하나의 문화적 신호다. 미국인들은 도로에 그어진 지그재그 선의 의미를 모른다. 신호등의 색상조차 문화에 따라 다르다. 빨간색에 멈추고 초록색에 건넌다는 범용적인 기준을 따르면서도, 10% 정도의 적녹색맹자도 볼 수 있도록 약간 색상을 변형했다.

 

물론 사회적 기표가 올바른 행동을 강제할 수는 없다. 사회적 기표는 관습처럼, 우리들에게 적절한 행동을 제안하고 도움을 주면서 올바른 선택의 자발성을 강조하지만, 때로는 법으로 엄격히 규정되어 경찰이나 법의 감시를 받기도 한다. 사회적 기표는 사회적 해석, 사회적 시스템, 문화적 해석, 사회적 시스템, 문화적 구조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애매한 규범과 잘못된 교육이 문화적 복잡함을 유발한다. 아무리 의도적이고 노골적인 사회적 기표라도 그것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람들이 함께 알아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모호하고 잘못된 사회적 기표라도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파악하는 소중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부차적인 결과물을 통해 복잡한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강력한 도구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배우는 것이다.

 

 

 

3, 4장 끝.